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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녹내장 증상과 예방법
    녹내장 증상과 예방법

     


    몇 해 전, 오십 대 초반인 외삼촌이 갑작스럽게 녹내장 진단을 받았다. 눈이 조금 침침하고 피곤한 것 같다고 하시더니, 어느 날 안과를 들렀다가 이미 상당히 진행된 상태라는 말을 들으셨다. 평소 고혈압 약을 드시긴 했지만 눈 건강에 큰 이상이 있으리라고는 가족 중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다. 그 일이 계기가 되어 나도 안과 검진을 받아보게 되었고, 그때부터 녹내장이라는 질환을 진지하게 들여다보기 시작했다.

    녹내장은 당뇨망막병증, 황반변성과 함께 흔히 '3대 실명 질환'으로 꼽힌다. 그런데도 많은 사람들이 이름만 들어봤을 뿐, 정작 어떤 증상이 나타나고 어떻게 예방할 수 있는지는 잘 모르는 경우가 많다. 오늘은 그 부분을 차근차근 정리해보려 한다.


    녹내장이란 무엇인가 — 시신경과 안압의 관계

    녹내장(Glaucoma)은 시신경(optic nerve, 눈으로 받아들인 빛 정보를 뇌로 전달하는 신경)이 서서히 손상되면서 시야가 좁아지는 질환이다. 시신경은 한 번 손상되면 재생이 어렵기 때문에, 완치보다는 진행을 늦추는 것이 치료의 핵심 목표로 알려져 있다.

    가장 흔한 원인은 안압(intraocular pressure, 안구 내부의 압력) 상승이다. 눈 안에는 방수(aqueous humor, 안구에 영양을 공급하는 액체)라는 액체가 끊임없이 순환하는데, 이 방수의 배출이 원활하지 않으면 안압이 올라가고 그 압력이 시신경을 압박하게 된다. 일반적으로 정상 안압은 10~21mmHg 범위로 알려져 있다.

    그런데 흥미로운 점이 있다. 질병관리청 국가건강정보포털에서는 안압이 정상 범위 안에 있어도 시신경 손상이 나타나는 '정상안압 녹내장'이 존재한다고 밝히고 있다. 특히 국내를 포함한 동북아시아 지역에서는 이 정상안압 녹내장 환자 비율이 서양보다 높게 나타난다는 연구 결과도 있어, 단순히 안압 수치만으로 안심하기 어렵다는 것을 보여준다. (출처: 질병관리청 국가건강정보포털)


    녹내장 증상 — '소리 없는 시력 도둑'이라 불리는 이유

    서울대학교병원 안과 전문의 설명에 따르면, 녹내장의 90%에 해당하는 만성 개방각 녹내장(open-angle glaucoma, 방수 배출 통로가 열려 있으나 기능이 저하된 형태)은 말기가 될 때까지 자각 증상이 거의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출처: 서울대학교병원 우리 집 주치의)

    시야 손상은 주변부에서 시작해 중심부로 서서히 진행된다. 이 변화가 하루하루 워낙 천천히 일어나다 보니, 환자 스스로는 한참이 지나도록 이상을 느끼지 못한다. 계단을 헛디디거나 운전 중 측면 물체를 늦게 인지하는 상황이 반복되는 시점에서야 뭔가 이상하다는 걸 깨닫게 되는 것이다.

    반면 급성 폐쇄각 녹내장(acute angle-closure glaucoma, 방수 배출구가 갑자기 막혀 안압이 급격히 오르는 형태)은 양상이 전혀 다르다. 갑작스러운 눈 통증, 두통, 충혈, 시야 흐려짐, 불빛 주변에 보이는 무지갯빛 후광, 심한 경우 구역질과 구토까지 동반될 수 있다. 이는 응급 상황에 해당하며, 빠른 시간 내에 처치를 받지 않으면 심각한 시력 손상이 생길 수 있다.

    정리하면 녹내장의 주요 증상은 다음과 같이 나타날 수 있다.

    • 주변 시야가 서서히 좁아지는 느낌 (터널 시야)
    • 불빛 주변에 무지개 모양의 빛 번짐
    • 눈의 충혈 및 안구 통증 (주로 급성)
    • 두통, 구역감 (급성 녹내장 시)
    • 특별한 이유 없이 시력이 점점 저하되는 느낌

    다만 초기에는 이 중 어떤 증상도 나타나지 않는 경우가 흔하다는 점에서, 자각 증상에만 의존하는 것은 위험할 수 있다.


    녹내장 위험 요인 — 나는 해당되지 않을까

    녹내장은 누구에게나 발생할 수 있지만, 특히 아래와 같은 경우 위험도가 높아질 수 있다.

    나이와 가족력: 40세 이상부터 발병률이 높아지며, 60세를 넘으면 위험도가 더 올라간다. 직계 가족 중 녹내장 환자가 있다면 유전적 위험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전신 질환: 고혈압, 저혈압, 당뇨병은 눈의 혈류 순환에 영향을 미칠 수 있어 녹내장 발병 위험을 높이는 요인으로 알려져 있다.

    눈 관련 요인: 고도근시(심한 근시)나 눈에 외상을 입은 경우, 스테로이드 계열 안약을 장기간 사용한 경우도 주의가 필요하다.

    생활 습관: 과도한 스마트폰·컴퓨터 사용으로 젊은 층의 발병 사례도 늘고 있는 추세다. 흡연과 과도한 음주 역시 안압과 혈류에 영향을 줄 수 있다.

    외삼촌의 경우를 되돌아보면, 고혈압에 나이도 위험 범주 안이었는데 정기 안과 검진은 받지 않으셨다. 아는 것과 실천하는 것 사이의 거리가 얼마나 큰지 새삼 실감하는 대목이다.


    녹내장 예방법 — 일상에서 실천할 수 있는 것들

    정기 안과 검진이 가장 중요하다. 세계적인 의료기관인 메이요 클리닉(Mayo Clinic)에서는 40세부터 3~5년마다, 60세 이상은 매년 안과 검진을 받을 것을 권고하고 있다. 가족력이나 위험 인자가 있다면 더 자주 검사를 받는 것이 좋다. (출처: Mayo Clinic)

    규칙적인 운동이 도움이 될 수 있다. 영국 유니버시티 칼리지 런던(UCL) 안과연구소의 연구에서는, 15년간 중강도 운동을 지속한 사람들이 안관류압(ocular perfusion pressure, 눈으로 들어오는 혈액 공급 압력)이 낮아질 위험이 약 25%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안 관류압이 충분해야 눈에 혈액이 원활하게 공급되므로, 꾸준한 운동이 녹내장 예방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이다.

    안압을 높이는 행동을 주의한다. 장시간 고개를 숙이거나 머리 아래 쪽으로 피가 몰리는 자세, 복압(배 내부의 압력)이 급격히 올라가는 고강도 운동은 안압 상승에 영향을 줄 수 있다. 무거운 물건을 들거나 관악기를 부는 행위도 해당될 수 있다.

    기저 질환을 꾸준히 관리한다. 고혈압, 당뇨병 등 전신 질환을 잘 조절하는 것이 눈 건강을 지키는 데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

    금연과 절주를 실천한다. 흡연은 시신경으로 가는 혈류에 영향을 줄 수 있고, 과도한 알코올 섭취도 눈 건강에 부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


    녹내장 치료 — 진행을 늦추는 것이 목표

    녹내장으로 진단받았다고 해서 당장 시력을 잃는 것은 아니다. 다만 손상된 시신경은 회복이 어렵기 때문에, 치료의 목적은 더 이상의 진행을 막는 데 있다.

    주요 치료 방법으로는 안압하강제(안압을 낮추는 성분이 포함된 점안액), 레이저 시술, 그리고 수술이 있다. 약물 치료로 안압이 충분히 조절되지 않는 경우에는 레이저나 수술적 방법을 고려하게 된다. 치료 방식의 선택은 녹내장의 종류, 진행 정도, 환자의 전반적인 건강 상태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전문의와 상담 후 결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진단 후에도 정기적인 경과 관찰이 필수적이다. 서울아산병원 질환백과에서는 안압이 정상화된 이후에도 시야 검사를 통해 시야결손(visual field defect, 시야의 일부가 보이지 않게 되는 증상)의 유무를 지속적으로 확인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출처: 서울아산병원)


    자주 묻는 질문 (FAQ)

    Q1. 안압이 정상인데도 녹내장이 생길 수 있나요?
    그렇다. 국내 녹내장 환자의 상당수는 안압이 정상 범위 안에 있어도 시신경 손상이 나타나는 '정상안압 녹내장'에 해당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동북아시아 지역에서 이런 유형이 두드러지게 나타난다고 보고되어 있으므로, 안압 검사 하나만으로 안심하기보다는 시신경 검사와 시야 검사를 함께 받는 것이 좋다.

    Q2. 녹내장은 한번 걸리면 반드시 실명하게 되나요?
    반드시 그렇지는 않다. 조기에 발견하고 꾸준히 치료와 관리를 이어가면 시력 손실의 진행 속도를 늦출 수 있다. 다만 진단 시기가 늦거나 치료가 중단될 경우 시력 손상이 심해질 수 있기 때문에, 조기 발견과 지속적인 관리가 핵심이다.

    Q3. 젊은 사람도 녹내장에 걸릴 수 있나요?
    그렇다. 주로 중장년층에 많이 발생하지만, 고도근시가 있거나 가족력이 있는 경우, 혹은 과도한 디지털 기기 사용 등으로 인해 젊은 층에서도 발병 사례가 보고되고 있다. 20~30대라도 위험 요인이 있다면 안과 검진을 미루지 않는 것이 좋다.


    마치며

    녹내장은 조용히 진행되는 질환이라 경각심을 갖기 쉽지 않다. 특별한 통증도, 뚜렷한 이상 신호도 없이 시야가 서서히 좁아지다 보니, 자각했을 때는 이미 상당히 진행된 경우가 많다. 외삼촌의 사례를 통해 그것을 가까이서 목격하고 나서야 비로소 나 자신도 눈 건강을 챙기기 시작했다.

    정기적인 안과 검진, 꾸준한 운동, 기저 질환 관리 — 어느 것 하나 새롭거나 특별한 내용이 아니다. 하지만 이런 기본적인 실천이 쌓여야 '소리 없는 시력 도둑'을 조금이라도 일찍 발견할 수 있다. 완벽한 예방이 보장되는 것은 아니지만, 지금 할 수 있는 것부터 시작해 보는 것이 최선일 것이다.

     

    ※본 글은 일반적인 건강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작성된 것으로, 의학적 진단이나 치료를 대체하지 않습니다. 눈 건강에 이상이 느껴지거나 위험 요인이 있다고 판단될 경우, 반드시 안과 전문의와 상담하시기 바랍니다.


    📚 참고 자료

    1. 질병관리청 국가건강정보포털 — 녹내장
      https://health.kdca.go.kr/healthinfo/biz/health/gnrlzHealthInfo/gnrlzHealthInfo/gnrlzHealthInfoView.do?cntnts_sn=6690
    2. 서울대학교병원 우리집 주치의 — 녹내장 원인과 증상 및 치료 방법
      https://www.snuh.org/health/myDoctor/view.do?seq_no=13
    3. 서울아산병원 질환백과 — 녹내장(Glaucoma)
      https://www.amc.seoul.kr/asan/healthinfo/disease/diseaseDetail.do?contentId=3115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