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에서 주사를 맞고 나서 간호사가 주사기를 즉시 따로 버리는 장면, 보신 적 있으시죠? 저는 그 장면을 수십 번은 봤는데 한 번도 의미 있게 생각한 적이 없었습니다. 그런데 주사기의 역사를 조금 들여다보고 나서야 그 작은 행동 하나에 19세기부터 쌓아온 의료 안전의 논리가 담겨 있다는 걸 알게 됐습니다. 이 글은 그 깨달음을 정리한 기록입니다.주사기, 처음부터 정밀했던 건 아니었다주사기 하면 당연히 바늘 달린 플라스틱 통을 떠올리는 분들이 많을 텐데, 저도 그랬습니다. 그런데 사실 그 형태가 완성되기까지 약 150년이 넘는 시간이 걸렸습니다. 고대부터 액체를 주입하거나 빼내는 도구는 있었지만, 피부를 뚫고 약물을 특정 부위에 정확하게 전달하는 방식은 19세기 중반에 들어서야 본격적으로 연구됩니다.184..
의사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물건이 청진기 아닌가요? 그런데 그 청진기의 첫 번째 버전이 종이를 말아 만든 관이었다는 사실, 알고 계셨습니까. 저도 처음 알았을 때 꽤 멍하니 있었습니다. 1816년, 프랑스 의사 라에네크가 진료실에서 종이 한 장을 둘둘 만 그 순간이 현대 청진법의 출발점이었습니다.종이 튜브가 왜 청진기가 됐을까 — 라에네크와 간접청진의 탄생혹시 이런 생각해 보신 적 있습니까. 의사가 환자 가슴에 귀를 직접 대던 시절이 있었다는 것을요. 지금 기준으로는 낯설게 느껴지지만, 청진기가 등장하기 전에는 그게 당연한 진료 방식이었습니다. 이걸 직접청진이라고 합니다. 여기서 직접청진이란, 의사가 아무런 도구 없이 귀를 환자 몸에 직접 붙여 심장이나 폐의 소리를 듣는 방법을 의미합니다. 지금 생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