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이 13세가 탈모를 가리려고 가발을 쓰기 시작했다는 이야기, 많이들 알고 계실 겁니다. 그런데 저는 그 설명을 읽으면서 계속 뭔가 빠진 느낌이 들었습니다. 탈모 하나로는 가발이 유럽 귀족 사회 전체를 휩쓸고, 나중에는 판사의 상징이 된 이유를 설명하기엔 너무 단순합니다. 직접 자료를 찾아보니 이건 패션이 제도와 결합해 권위로 굳어지는 훨씬 긴 이야기였습니다.탈모설이 절반밖에 맞지 않는 이유일반적으로 가발의 역사는 "루이 13세가 탈모를 숨기려고 썼다"는 한 줄로 요약됩니다. 저도 처음에는 그렇게 알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자료를 찾아보면 이 설명이 완전히 틀린 건 아니지만, 절반밖에 맞지 않는다는 걸 금방 알게 됩니다.루이 13세가 젊은 나이에 탈모가 진행된 것은 사실입니다. 하지만 그 이후 가발이 프랑..
솔직히 저는 하이힐이 처음부터 여성의 신발이었다고 당연하게 생각했습니다. 신발장 정리를 하다가 문득 그 생각이 흔들렸고, 조금 찾아봤더니 예상과 전혀 달랐습니다. 하이힐의 뿌리는 서아시아의 기마 전사들이 말 위에서 균형을 잡기 위해 신었던 굽 있는 신발이었고, 그것이 유럽 귀족 사회로 건너오면서 권력과 신분의 상징으로 완전히 탈바꿈했습니다.말 위에서 태어난 굽, 유럽 귀족의 발로 걸어오다제가 이 주제를 파고들면서 가장 먼저 놀란 건 하이힐의 출발점이 패션과 전혀 무관한 곳이었다는 사실입니다. 서아시아의 기마문화(equestrian culture), 즉 말을 타고 싸우는 군사 문화에서 굽이 먼저 등장했습니다. 여기서 기마문화란 말을 전투와 이동의 핵심 수단으로 삼는 생활 방식을 의미합니다. 말을 타는 사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