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터는 원래 유럽 문명의 음식이 아니었습니다. 로마인들은 북쪽 민족이 먹는 이상한 지방이라고 했고, 올리브유야말로 진짜 '문명인의 기름'이라고 여겼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프랑스 요리, 베이커리, 소스까지 버터 없이는 말이 안 됩니다. 저는 이 역전이 어떻게 일어났는지가 궁금했습니다. 그리고 알면 알수록, 이건 단순히 맛의 문제가 아니었습니다.야만인의 음식이라 불렸던 버터, 실제로는 어떤 식품이었을까일반적으로 버터는 유럽 전통 음식의 상징처럼 알려져 있지만, 제가 역사를 들여다보니 전혀 그렇지 않았습니다. 로마의 박물학자 플리니우스는 버터를 북방 민족의 음식이라고 기록했습니다. 여기서 '야만인'이라는 표현은 지금처럼 미개하다는 뜻이 아니라, 로마 문화권 바깥의 민족을 가리키는 말이었습니다. 그러니까 버터는..
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주방에서 올리브유 병을 집어 들 때마다 그냥 건강한 기름 정도로만 생각했는데, 자료를 조금 파고들다 보니 이 한 병 안에 고대 지중해 전체의 경제 구조가 녹아 있다는 걸 알게 됐습니다. 음식 재료이면서 동시에 조명 연료였고, 화장품 원료였으며 종교 의식까지 담당했던 물질. 하나의 자원이 이렇게 다양한 역할을 맡은 경우는 역사적으로도 꽤 드문 일입니다.다년생 작물이라는 특성이 만들어낸 경제 논리제가 처음 올리브나무의 재배 방식을 접했을 때 가장 놀랐던 건 이게 단기 작물이 아니라는 점이었습니다. 다년생 작물이란 한 번 심으면 여러 해에 걸쳐 수확을 반복할 수 있는 식물을 말합니다. 밀이나 보리처럼 매 계절 씨를 뿌리고 거두는 방식이 아니라, 수십 년을 기다려야 비로소 안정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