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트에서 생리대를 집어 들다가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 얇은 패드 하나가 어디서 왔을까. 찾아보니 출발점이 전쟁터였습니다. 제1차 세계대전 당시 병사들의 상처를 막던 의료용 흡수재가, 전쟁이 끝난 뒤 여성의 생리대로 바뀐 겁니다. 처음 이 사실을 알았을 때 저는 꽤 오래 그 자리에서 멍하니 있었습니다.전쟁터의 셀루코튼이 어떻게 생리대가 됐을까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처음엔 '면 거즈에서 생리대가 탄생했다'는 식의 단순한 이야기를 기대했는데, 실제 역사는 훨씬 복잡한 흐름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미국 기업 킴벌리클라크는 목재 펄프 기반의 흡수성 소재인 셀루코튼(Cellucotton)을 개발했고, 제1차 세계대전 중에는 이를 외과용 붕대에 활용했습니다. 셀루코튼이란 목재에서 추출한 셀룰로오스 ..
손목시계는 처음부터 남성의 물건이 아니었습니다. 19세기 후반 유럽에서 먼저 손목에 시계를 찬 건 귀부인들이었고, 남성들은 그것을 '여성스러운 장신구'로 봤습니다. 저도 이 사실을 알기 전까지는 손목시계가 정장이나 군복에 자연스럽게 어울리는 남성 아이템이라고 당연히 생각했는데, 직접 찾아보니 그 이미지가 바뀐 계기가 꽤 극적이었습니다.귀부인의 손목에서 시작된 이야기손목시계 역사를 처음 파고들었을 때, 제가 가장 먼저 만난 기록은 1810년이었습니다. 스위스 시계 제조업체 브레게(Breguet)의 문서에는 나폴리 여왕 카롤린 뮤라(Caroline Murat)가 손목에 착용하기 위해 특별 제작을 의뢰한 시계 기록이 남아 있습니다. 금실이 섞인 머리카락 소재의 손목 밴드에, 반복 기능과 온도계까지 결합된 극히..